이번에 소개할 책은 이정하 시인의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이다
제일 좋아하는 시인의 이름을 꼽자면 이정하 시인을 꼽을 것인데
이 책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좋은 시들이 많아서 구매했다
목차는 이렇게 크게 네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너의 시간에 이르기까지』, 『누가 와서 이 씁쓸함을 지적해다오』, 『당신을 나의 이름으로 지명수배 한다』, 『사랑은 보내는 자의 것』이라는 큰 타이틀에 시들이 속해 있다
그리고 제목의 문장이 등장하는 『사랑의 이율배반』
그대여 손을 흔들지 마라 /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떠나가는 사람의 뒷모습이여, 머리풀고 흐느끼는 내 영혼의 새여, 당신을 나의 이름으로 지명수배한다
떠나가는 이에 대한 표현을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나는 생각도 못 해 본 문장이면서, 그만큼 잘 표현한 문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좋았던 시들
괴로움의 몫이라는 말도, 소중한 까닭이라는 말도 마음에 들었다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에 대한 시들이 담긴 시집
어떤 느낌에서는 자가 복제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만큼 하려는 말들이 잘 느껴졌다
표제도 잘 짓는 편이어서, 제목만 봐도 이렇게 끌릴 수밖에 없는 시집과 시인인 만큼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참고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의 시는 낮은 곳으로이다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한방울도 헛되이 새
어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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