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책

트로피컬 나이트 / 조예은

은한나 2024. 11. 19. 22:47

이번에 포스팅 할 책은 <트로피컬 나이트>이다

붉은 석류에 눈길이 가는 표지는 독특한 느낌이 들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트로피컬 나이트>는 판타지성을 가미한 호러/스릴러 풍의 이야기들을 담은 소설집이다

 

목차는 이렇다

목차의 디자인도 독특한 느낌이 들었다

『할로우 키즈』, 『고기와 석류』부터 『푸른 머리칼의 살인마』 총 8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작가의 말』로 마무리 한다

 

첫 이야기 『할로우 키즈』

한 유치원은 할로윈 연극날, '유령 1'을 맡았던 아이가 정말 유령처럼 사라졌다는 이야기인데

이야기 자체보다 이 이야기에 쓰인 문장들이 내게 울림을 주었다

하지만 가끔 생각이 납니다. 어른들도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은 순간들이 있잖아요. 아이들이라고 다를까요. 왜, 늘 집에 가고 싶다고 울잖아요. 그게 그 말이죠.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곳, 나를 상처 주지 않는 곳에 가고 싶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제 말은 사라진 재이 또한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입니다. p.12 『할로우 키즈』 중에서

 

이건 『릴리의 손』의 부분이다

잘못된 장소에 붙여넣기 된 이미지처럼. 놓여서는 안 될 곳에 놓인 정물처럼.

왠지 공포스러운 묘사이지만 나를 확 끌어당겼다

릴리. 나는 아마도 세상을 만지는 시도를 할 거야. 동시에 내가 잃어버린, 떨어져 나간 나의 일부를 찾아 나설 거야.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 찾아 나서는 과정보다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더 길지도 몰라. p.104 『릴리의 손』 중에서

 

『릴리의 손』은 내용이 예상이 가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 이야기를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욕망이 들게 만들었다

그래서 정말 잘 쓰인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명심하는 부분이지만, 실수라는 건 결국 저지르기 때문에 실수인 것이다.

마음에 들었던 문장이다

그뿐만 아니라 상상하지 못했던 이가 주인공이라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괴담이라는 소개글을 가지고 있지만 그 단어처럼 무서운 이야기들은 아니었다

오히려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이야기들, 그렇지만 뭔가 새로운 전개를 가진 이야기들이었다

뻔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문을 넘었고 많은 걸 보았어. 너를 죽게 하지 않을 거야. 나도 죽지 않을 거고.” p.298 『푸른 머리칼의 살인마』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릴리의 손』과 『푸른 머리칼의 살인마』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 작품들을 위해서라도 이 책을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참고로 고양이 집사라면 『유니버셜 캣숍의 비밀』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