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책은 박선우 작가의 <햇빛 기다리기>이다
추천받아서 읽게 된 책이긴 했지만 표지가 너무 따스하고 예뻐서 더 눈길이 갔다
<햇빛 기다리기>는 소설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남아 있는 마음', '사랑의 미래', '겨울의 끝', '우리 시대의 사랑', '결혼식 가는 길', '햇빛 기다리기', '이 세상의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 소설을 펼치자마자 나는 박선우의 글이 마음에 들었다
'어떤 기억은 재연되기를 거부한다.' 이 문장이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뒤에 이어지는 문장들도 마음에 와닿아서 박선우의 소설이 기대가 되었다
나는 먼 훗날 우리의 사랑이 종말을 맞이하게 될 때, 그 예측 불가한 결말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울음을 터뜨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이전에는 한 번도 흘려보지 못한 열도의 눈물을 쏟아내며 완전히 무너져내리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너와 마지막까지 함께해보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든 건 난생처음이었고, 나는 그 순도 높은 열정을 좇아 기꺼이 몸을 던져보고 싶다는 염원에 사로잡혔다. 설령 그 끝이 아득한 나락일지라도,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상실감과 절망뿐일지라도…… 나는 너와 함께 살아가고 싶었고, 사랑하고 싶었다.
/ 『우리 시대의 사랑』 중에서
이 글을 읽으면서는 그가 표현하는 세계가 생생하게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글을 통해 계절을 감각하게 한다'는 평이 정말 잘 어울리는 소설이었다
분명히 각각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연작처럼 하나의 리듬으로 읽히고
문장에서 선명한 색감이 드러난다 (표지의 영향인지 따뜻한 느낌도 든다)
소수자의 사랑, 소수자와 주변인의 관계를 잘 전달해 주어서 박선우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후기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렘 입숨의 책 / 구병모 (8) | 2024.11.15 |
---|---|
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1) | 2024.11.14 |
새벽과 음악 / 이제니 (7) | 2024.11.12 |
최선의 삶 / 임솔아 (6) | 2024.11.11 |
대부분의 실수는 무리수 / 이상엽 글 이솔 그림 (1) | 2024.11.10 |